한우 등급 완전 정리 — 1++ 안에도 등급이 나뉩니다
1++, 1+, 1등급의 진짜 차이와 No.7·8·9 표기의 의미, 그리고 등급이 높다고 항상 맛있지는 않은 이유를 정육점 15년 경력으로 설명합니다.
심원한우 정성재읽는 데 3분
고깃집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"여기 1++ 맞아요?"입니다. 맞다고 대답하면 대화가 끝나는데, 사실 그 뒤에 더 중요한 이야기가 남아 있습니다. 1++ 안에서도 맛이 꽤 갈립니다.
등급은 두 종류가 동시에 매겨집니다
한우 등급표를 보면 1++A 처럼 기호가 두 개 붙어 있습니다. 앞은 육질등급, 뒤는 육량등급입니다.
| 구분 | 표기 | 무엇을 보는가 | 소비자에게 중요한가 |
|---|---|---|---|
| 육질등급 | 1++ · 1+ · 1 · 2 · 3 | 마블링, 육색, 지방색, 조직감 | 중요 |
| 육량등급 | A · B · C | 도체에서 살코기가 얼마나 나오는가 | 유통업자에게 중요 |
식당에서 "1++A 한우"라고 크게 써 붙이는 경우가 있는데, 뒤의 A는 정육점이 몇 근을 더 파느냐의 문제지 손님 입에 들어가는 맛과는 거의 상관이 없습니다. 볼 것은 앞자리입니다.
1++ 안의 No.7, No.8, No.9
2019년 등급 기준이 개정되면서 1++ 는 근내지방도(마블링) 번호로 다시 나뉘게 됐습니다.
- No.7 — 근내지방도 15~16%. 1++ 의 하한선
- No.8 — 17~18%
- No.9 — 19% 이상. 흔히 말하는 '최상위'
같은 1++ 라도 No.7 과 No.9 는 도매가가 근당 몇 만 원씩 차이 납니다. 그래서 메뉴판에 1++ 라고만 적혀 있으면, 그게 어느 번호인지는 물어봐야 알 수 있습니다. 저희는 No.9 만 받고 그 사실을 메뉴판에 적어 둡니다.
그런데 등급이 높으면 항상 맛있을까요
아닙니다. 세 가지 변수가 더 있습니다.
1. 암소인가 거세우인가
등급표에는 나오지만 대부분 표기하지 않는 항목입니다. 거세우는 마블링이 잘 오르고 크기가 커서 등급 따기 유리하고, 암소는 마블링이 덜 올라도 육향과 감칠맛이 진합니다. 같은 1++ 라면 암소 쪽이 고기 맛 자체는 진합니다. 대신 마릿수가 적어 비쌉니다.
2. 도축 후 며칠이 지났는가
도축 직후의 고기는 사후경직 때문에 질깁니다. 최소 7일, 제대로 하려면 3~4주는 지나야 효소가 단백질을 분해해 부드러워지고 감칠맛(글루탐산)이 올라옵니다. 이 이야기는 숙성 글에서 자세히 다뤘습니다.
3. 어떤 부위를 어떻게 잘랐는가
같은 소의 등심이라도 목심 쪽과 채끝 쪽은 결이 다릅니다. 두께를 몇 mm 로 써느냐에 따라 같은 고기가 다른 음식이 됩니다.
등급은 "실패할 확률"을 낮춰 주는 지표지, "가장 맛있다"는 보증서가 아닙니다.
고깃집에서 확인해 볼 만한 것
주문 전에 이 정도만 물어보셔도 됩니다.
- 1++ 라면 No. 몇 번인지
- 암소인지 거세우인지
- 도축일 기준 며칠 지난 고기인지
세 가지에 바로 답이 나오면 고기를 직접 보고 사는 집일 가능성이 높습니다. 등급증명서를 매장에 걸어 두는 곳이라면 마리 번호(개체식별번호)로 직접 조회해 보실 수도 있습니다.
정리
- 육질등급(1++ · 1+ · 1)만 보면 됩니다. A/B/C 는 무시하세요.
- 1++ 는 No.7 / No.8 / No.9 로 다시 나뉘고, 가격 차이가 큽니다.
- 등급이 같아도 암소 여부와 숙성 기간이 맛을 크게 가릅니다.
다음 글에서는 그 숙성이 실제로 고기 안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적어 보겠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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